저희 아이들이 처음 머메이드 다이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이어질 취미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그저 물이 좋아서 수영을 시작했고, 수영보다 더 자유롭고 싶어 여러 길을 찾다 보니 다이빙이라는 세계를 만났습니다. 그저 신기했어요.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이버의 모습,
숨을 참고 천천히 가라앉는 순간의 고요함,
그리고 물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중력을 거스르는 특별한 자유.
아이들은 그 세계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도 자연스럽게 그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딱히 거창한 목표는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할 수 있길 바랐어요. 다행히 아이들을 잘 이해해주시고 이끌어주실 선생님을 만났지요. 그러고 나서 오히려 목표가 명확해졌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이 만 10세, 만 8세라는 어린 나이였기에 프리다이빙은 무리였습니다. 자격증 취득에 나이 제한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머메이드 다이빙 자격증은 프리다이빙보다 취득할 수 있는 연령이 낮았고, 오히려 물속에서 자유롭고 유연한 움직임을 배울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정해진 첫 번째 목표는 머메이드 다이빙 자격증 취득.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주니어 머메이드 다이빙 대회 참가.
시간을 쪼개서 훈련을 하고,
잠수풀과 심지어 집 안에서도 동작을 연습하고,
안무에 맞춰 음악을 준비하고,
때로는 잘 되지 않아 속상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첫 국내 주니어 머메이드 다이빙 무대에 섰고,
입상까지 하면서 우리 가족은 잊지 못할 경험을 함께 만들 수 있었습니다.
분명 값지고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열심히 해서 머메이드 다이빙 자격증도 취득했고,
주니어 머메이드 다이빙 대회도 잘 마쳤는데,
그 다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머메이드 다이빙 활동은 목표를 향한 도전이라기보다 한 달에 한 번쯤 비정기적으로 가는 즐거운 물놀이처럼 변해 있었어요.
물론 그것도 충분히 좋은 일입니다.
아이들이 더 이상 물이 무섭지 않고,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으며,
그 자체를 즐긴다는 것은 말이죠.
하지만 우리 가족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이제 이대로 충분한가?”
어쩌면 많은 취미와 운동이 비슷한 과정을 겪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설레는 시작이 있고,
두근거리는 첫 번째 목표가 있고,
목표를 이루고 난 뒤 찾아오는 잠시의 멈춤이 말이죠.
그리고 그 순간 새로운 방향을 찾지 못하면 조금씩 멀어지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도 지금 딱 그 지점에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물속에서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더 깊이 잠수해보고 싶은지.
더 아름다운 표현을 해보고 싶은지.
바다에서 수영해보고 싶은지.
수중 촬영에 도전해보고 싶은지.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물속 세상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은지.
정답은 없습니다.
생기더라도 아마 앞으로도 계속 바뀔 수도 있고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그래서 이 기록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전문가의 정답을 알려주는 공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여러 과정을 거치며 고민했던 것들,
도전과 노력 중에 실패했던 것들,
너무나도 즐거웠던 경험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도전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혹시 우리처럼 자격증 이후의 다음 목표를 고민하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혹은 물속 세상을 조금 더 오래 좋아하고 싶은 아이가 있다면,
이 기록이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기를 바랍니다.
머메이드 자격증을 딴 후,
우리는 잠시 길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순간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향한 두 번째 출발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